어린 시절 교회는 찾한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있었다.
성년이 되면서 나도 이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교회에서도 나는 복음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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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가 사형집행을 받기 전과 같이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참된 진리를 찾고 싶어 교회에 가는 사람은 드물다.
내가 처음 교회에 발을 디뎠을 때도 그랬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따라 교회에 갔다.
그리고 친구들과 노는 일에 전념하면서 교회와 또 거리를 두기도 하였다.
20대가 되면서 내가 교회를 간 것은 친구가 아닌 진리를 알고 싶어서였다. 친구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누구든지 사귈수 있는 쉬운 일이었지만, 교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이 누구이며 무엇을 믿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는 기독교인이 되고 싶었다.
주일이 되면, 성경책을 옆에 끼고 교회당을 오가는 행복한 얼굴들이 부러워서가 아니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한 나의 젊음이 그 불안감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어느 교회에 발을 디디면서 나는 교회의 문화에 적응하기에 힘썼다. 그리고 속히 초신자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도하기 성경읽기 등 기독교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부단히 노력하며 연습하였다. 그런 까닭이었는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난 누구보다도 기도를 잘할 수 있었고, 성경에 대한 내용들도 하나씩 익혀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교회의 신자로서의 모습은 하나씩 갖추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알맹이가 없는 겁데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 알맹이가 무엇일까? 하는 것이 궁금했지만 난 그것을 어디에서도 들을 수도 찾을 수도 없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이었던 복음을 교회는 말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설령 말했다 할지라도,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심지어 수년의 세월이 흘러 장로시럼을 앞둔 안수집사가 나에게 복음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교회에서 청년들 중심으로 철야기도를 하는 날이었다. 구도자의 입장에서 진리를 간절히 찾고 있던 나는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열과 성을 다해 기도하고 있었다. 뚫리지 않는 답답한 심정을 가지고 아무리 기도를 해도 허공을 때리는 듯한 공허함만이 내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그러던 중, 용서라는 말이 내 귀에 들리는 듯, 내 심장을 후벼파고 들어왔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없는데 무엇을 용서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잠시 스치기도 전에 나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흘러 나왔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의 아버지에 관한 말이었다.
나는 어릴적부터 아버지를 부척이나 좋아했다. 그런 아버지가 아내인 어머니와 자식을 버리고 떠난 것이다. 그것도 합법적인 이혼이 아니라 행방불명 되다시피 종적을 감추어 제2의 살림을 차린 것이다.
나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리움이 더 많았다. 그 극리움이 성년이 되면서 미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기도 가운데 용서라는 것이 나에게 그렇게 강하게 다가왔을까? 그 다음으로 나의 막힘 심장을 꽤 뚫듯이 다가온 것은,
“내가 너를 용서한 것과 같이 너도 용서하라”
는 것이었다.
이것이 복음이었다.
나에게 상처를 준 누군가를 영원히 미워할 자유도 내게 있었지만, 복음은 나에게서 그 자유를 박탈해 가버렸다. 그것은 나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그 사랑 안에서 그에게 용서받는 그 순간 나는 세상의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난 사랑의 복음에 구속 당하고 말았다.
나는 밤새 울며 부르짖었다.
그 울부짖음은 원망도 아니고 미움의 넋두리도 아닌, 나같은 존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그날 나는 더 이상 구도자가 아닌 성도가 되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것이었다. 그가 나의 진정한 아버지였다. 그 아버지는 단 한 순간도 나를 떠난적도 버린적도 없었다. 다만 내가 그를 몰랐을 뿐이었다. 놀라운 소식이 복음이라는 것을 안 순간, 나는 신자를 넘어서 증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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