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Story

설교 잘하는 목사/설교가 어려우신 가요?

노아김 2026. 3. 20. 01:07

2장. 왜 설교가 어렵게 느껴질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설교 준비를 위해 책상에 앉을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많은 책과 자료를 쌓아두어도, 컴퓨터 화면의 하얀 커서만 껌벅이는 그 순간의 막막함이란… 정말이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어떤 날은 본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버겁고, 어떤 날은 쓰고 지우기를 수십 번 반복하다가 결국 밤늦게야 겨우 한 문단을 완성하곤 하죠. 도대체 왜 설교는 이렇게 어렵게만 느껴질까요? 모두가 ‘은혜롭다’고 말하는 설교를 하기 위해 우리는 왜 이렇게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걸까요?

 

 저는 그 어려움이 단순히 설교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 뿌리박힌 몇 가지 이유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내적 부담감’이에요. “내가 과연 이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우리를 짓누릅니다.

 

 설교자는 때때로 자신이 경험한 영적 깊이보다 더 깊은 진리를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려요. 우리의 삶은 여전히 죄와 싸우고 있고, 불완전한 모습들이 가득한데, 어떻게 감히 완전하신 하나님을 전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도 들고요. 마치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의 간극을 우리가 온전히 채워야 한다는 착각에 빠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4:7)

 

 이 말씀은 우리의 부족함이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설교의 능력은 우리의 완전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서 온다는 진실을 기억해야 해요.

 

두 번째는 ‘외적 압박감’입니다. 목회자는 공동체의 영적 성장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습니다.

 

‘이번 설교로 성도들이 은혜받아야 할 텐데…’
‘젊은 세대에게도 공감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혹시 내 설교가 지루하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우리를 따라다닙니다. 또한, 설교 준비에는 늘 시간적 제약이 따르죠. 일주일은 생각보다 짧고, 목회자에게는 설교 외에도 수많은 일들이 주어집니다.

 충분히 깊이 묵상하고, 고민하고, 또 기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이런 압박들은 우리를 조급하게 만들고, 깊이 있는 묵상을 방해합니다. 결과적으로, 설교는 진정한 영적 교제가 아니라, 매주 해치워야 할 '업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내용을 담아내는 어려움’입니다.

 우리가 성경 본문을 읽을 때, 때로는 수백 년 전의 언어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고대 근동의 배경, 유대인들의 삶의 방식, 그리고 예언서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들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에요. 그 모든 것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오늘날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언어로, 그들의 삶에 적용될 수 있는 메시지로 바꾸는 작업은 또 다른 산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길을 잃고 헤매기 쉽죠. 예수님께서도 비유와 예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셨듯이, 말씀을 삶으로 풀어내는 능력은 설교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이 능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많은 설교자가 이 단계에서 좌절감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이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우선, 우리는 이 모든 어려움이 정상적인 과정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설교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그 어려움은 여러분이 설교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때로는 동료 목회자와 함께 기도하고, 때로는 신학적 도움을 받고, 또 때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구들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설교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붙잡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골로새서 3:16)

 

바울의 이 권면처럼, 말씀을 우리 안에 풍성히 거하게 하는 것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첫걸음입니다. 지식적으로 머리에만 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그 말씀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설교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자, 여기까지 이해와 준비가 되셨다면 다음으로 진행 하겠습니다.

 

3장. 공감을 얻는 설교의 심리학적 비밀

 

 혹시 그런 경험 해보셨나요?

 똑같은 성경 본문을 가지고 두 명의 설교자가 설교를 하는데, 한 명의 설교는 왠지 모르게 지루하고, 다른 한 명의 설교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마음 깊이 울림을 주는 경험 말이에요. 분명 내용도 비슷하고, 논리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말이죠.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설교가 '공감'이라는 심리적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설교는 단순히 지식의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넘어, 설교자와 듣는 이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공명'의 과정이에요. 그 공명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설교도 그저 공허한 소리일 뿐입니다.

 

 우선, 공감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심리학에서는 '신경 동조(neural entrainment)'라는 개념이 있어요. 우리가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을 때, 우리의 뇌 활동 패턴이 이야기하는 사람의 뇌 활동 패턴과 비슷해지는 현상이죠. 설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설교자가 진심을 다해 말씀을 전하고, 성도들이 그 말씀에 집중할 때, 설교자와 성도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 동조'가 일어납니다.  이 동조가 바로 설교가 감동을 주는 핵심적인 심리적 비밀이에요. 이 과정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단원들이 하나가 되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하죠. 설교자는 성도들의 마음을 울리는 지휘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지휘봉을 흔들어야 할까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인간은 논리보다 이야기에 더 쉽게 공감하고, 더 오래 기억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이야기성 인지(narrative cognition)'라고 부릅니다. 이야기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마치 그 이야기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몰입하게 만들어요. 예수님께서 수많은 비유를 통해 복음을 전하신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는 단순한 교훈을 넘어, 듣는 이의 마음속에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여러분의 설교에도 여러분의 삶, 혹은 성도들의 삶에서 건져 올린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야 합니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작은 경험, 사소한 감정의 변화라도 좋습니다. 그 진솔함이 듣는 이의 마음에 더 깊이 파고들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설교의 힘은 '진실성'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완벽한 설교자가 되려고 애쓰지만, 사실 우리의 불완전함과 진실성이 성도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입니다.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성의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용기가 오히려 사람들과의 깊은 연결을 만들어낸다는 거죠. 설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저도 이 말씀을 준비하면서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와 같은 솔직한 고백은 성도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어요. 여러분의 삶에서 말씀을 어떻게 적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씨름했는지, 그 과정 자체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성도들은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교는 결국 '상호작용'입니다. 설교자는 강단 위에서 혼자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도들의 눈빛, 표정, 미세한 반응들을 읽어내며 함께 호흡해야 해요.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러한 비언어적 소통은 언어적 소통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성도들이 말씀을 듣고 있는 순간, 그들의 영혼은 하나님과 깊이 연결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설교자는 그 준비된 영혼에 생명력 있는 말씀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거죠.

 

 결론적으로, 감동적인 설교는 단순히 논리적으로 잘 구성된 설교가 아닙니다. 그것은 설교자의 진실한 공감, 살아있는 이야기, 그리고 솔직한 진실성이 어우러져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치유적 소통'입니다.

 

 당신의 설교가 이제 기술적인 완벽함을 넘어, 사랑과 공감으로 가득한 '마음의 언어'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런 마음의 언어를 담아내기 위한 첫걸음, 즉 말씀의 씨앗을 깊이 묵상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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